
# by | 2011/10/16 02:51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2)

# by | 2011/10/16 02:51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2)
# by | 2011/10/16 02:32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확실히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이지만, 우리는 적어도 사랑을 얘기할 때 그 사랑의 부분집합으로 노인들의 사랑을 집어넣진 않는다. 사랑의 주머니 안에 노인들의 사랑을 꾸역꾸역 우겨넣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가리키는 노인들의 사랑이란 반평생 넘게 새끼를 낳아 기르고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닳아빠지게 된 황혼녘의 사랑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세월의 사랑 말이다. 그 사랑엔 멜로와 열정과 서사가 없다. 그저 하루가 다르게 그 기능을 다해 가고 있는 늙은 몸을 걱정하며, 서로의 안위를 보살펴 주려는 측은지심이 있을 뿐이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이렇게 닳아빠지게 돼, 이제는 측량할 수 없을 것 같은 노인들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노인들에게도 젊은 사람들의 사랑과 똑같은 형질과 무게의 사랑이 있고, 그 사랑의 깊이만으로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풍부한 서사를 써내려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랑이 전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속세의 조건 속에서 사랑이 어떻게 가능한지 인상적으로 포착해냈다. 할아버지의 부름에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봉양하라는 줄 알고 옥신각신하는 며느리들은, 치매에 걸린 아내가 할아버지 삶의 유일한 이유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또 이해할 수도 없다. 할머니가 없는 삶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하는 할아버지를, 그네들이 도대체 어떻게 이해한단 말인가.
물론 이 영화의 이러한 강점은 이미 검증이 끝난 원작에 힘입은 바 크다. 씬 하나하나에 강풀 웹툰의 장면 하나하나를 그대로 포개어 이야기를 만들었다. 캐릭터를 잡아내는 배우들의 연륜과 역량을 포함해 이미 모든 준비가 갖춰져 배를 밀고 가기만 하면 됐다는 감독의 말은 그래서 틀린 말이 아니다. 이전 강풀 원작의 영화들이 원작에 충실하지 못해 힘을 못 썼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걸 보면, 원작을 하나의 물줄기로 잘 잡아낸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평가할 부분이 있다. 원작의 자잘한, 그렇지만 포기하기도 아까운 이야깃거리들을 과감히 쳐내고 중간 중간 감초들의 위트를 가미해 대중을 웃고 울릴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완성해 낸 셈이다.
하지만 또 원작에 충실한 탓에 아쉬운 구석도 없지 않다. 성질이 불같아 욕을 달고 사는 욕쟁이 할아버지와 한없이 순수한 마음을 지닌 파지 줍는 할머니의 연정은 다소 작위적인 면이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더러 넘치도록 동화적으로 각색한 구석도 엿보이고 그런 할머니를 물심양면 돌보는 할아버지의 삶에선 온화한 미소만 가득할 뿐 주름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곁에서 맞이하는 게 두려워 몇 십 년 만에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는 설정도 설득력이 약하긴 마찬가지다. 감동을 주기 위한 작위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노인들의 애달픈 사랑은 이 부분에 이르러 새하얗기만 한 동화가 돼 버리고 만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노인들 또한 '사랑한다'는 자연의 섭리를 능숙하게 그려냈다.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묘미이자 성취다. 이제는 앞의 물음에 답할 수 있겠다. 과연 사랑은 젊을 때나 가능한 일이었던가? 그렇지 않다. 사랑은 젊어서나 늙어서나 언제나 가능하다. '그대'가 존재하는 한 말이다.
# by | 2011/03/02 23:31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 by | 2010/12/11 01:43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