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정식 명칭이 新 year concert인데 '신 이어' 말장난은 조금 촌스럽다)
1.
대학생 꼬꼬마 얼라들이 어떻게 노는지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게스트 밴드의 기타리스트 나뭐시기 예비역 병장이 얼마나 예술적으로 기타줄을 튕기는지 감상하기 위해 (무려) 클럽에 갔다. 덕분에 클럽이 듣고 들썩이고 들이켜는 곳임을 몸으로 알게 됐다. 정확히 그런 쌔끈한 목적 아래 모이는 곳이니 좌석이 없는 게 당연할 진데 또 처음 왔다고 있는 티 없는 티 다 내며 엉거주춤 스탠딩을 한 채 촌스럽게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어설프고 소심한 어깨 추임새는 그냥 옵션으로 장착돼 있어 이건 뭐 흐느끼러 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풀이를 하러 온 것도 아니여. 하여튼 몸으론 거짓말을 못 한다. 에릭클랩튼의 체인지 더 월드는 마지막 앵콜곡이자 녀석의 18번 선곡이었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몸이 풀려 덩실덩실 덩기덕 덩더러러러 쿵기덕쿵덕. 그래서 앗싸, 놀아볼까요, 하려는데 불빛이 환해지며 이제 촌놈은 집으로 꺼지란다. 꺼지라면 꺼져야죠. 클럽에 처음 온 시골쥐가 또 뭐라고.
2.
나 병장은 미술을 때려치운 채 음악을 하겠다며 잘 나가던 학교까지 때려치우고 손수 백수질을 하고 있는 질풍노도 영화 주인공 같은 놈이다. 상식적인 머리를 달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난 돌 정 맞을까 두려워 조금은 비겁하게 처신하며 사회가 원하는 매뉴얼대로 살아가게 마련인데, 녀석은 끈질기게 자신의 꿈과 사투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모진 사투가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밥벌이할 나이가 이미 한참이나 지났다는 꼰대들의 핀잔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될 일이지만, 당장 통신비를 납부하지 못해 핸드폰이 끊긴 상태고, 깃털처럼 가벼운 지갑사정 때문에 데이트하기도 벅찬 처지다.
그런데 난 연주할 때만큼 자유로워 보이는 나 병장의 모습을 일전에 본 일이 없다. 모든 일에 새색시처럼 수줍어하고 상대에게 혹시나 상처를 줄까봐 조심조심 말을 건네던 나 병장이 그 숱한 관객을 앞에 두고 나 보란 듯이 당당하게 스트로크를 하고 있었다. 스트로크는 새처럼 가볍고 활기차 보였다. 가볍고 활기차 보여 새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들렸다. 네가 보여주고 싶었던 게 이거였구나, 그저 고개가 끄덕여질 뿐. 그래, 눈치보지 말고 네가 갈 수 있는 데까지 한 번 가보라고.
# by | 2010/01/29 04:01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