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스럽게 고시서적을 구하며, 동이카페에 올린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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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달달한 밀크커피를 즐겨 마십니다. 블랙커피를 마시며 도도한 시늉을 내본 적은 결코 없습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껴야 하는 순간에 짭쪼롬한 블랙의 맛은 싫거든요. 조금 싼 티 나는 거 압니다^^ 그런데 밀크커피 버튼을 눌렀는데 프리마가 들어있지 않은 블랙커피가 나온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저는 며칠 전 어느 학원의 노동법 동영상 강의를 수강 신청했습니다. 선생님 강의 스타일이 제 취항에 맞았고, 정리가 잘 돼 있다고 소문난 임종률 노동법(7판)을 기본서로 강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딱히 깊게 고민할 계제없이 바로 선택을 한 것이죠.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무리 이리 살피고 저리 살펴도 임종률 노동법을 구할 수 없었던 까닭입니다.
저는 이 책을 구하기 위해 2박 3일간 말 그대로 육갑을 떨었습니다. 먼저 신림동 고시촌 서점들을 훑었습니다. 1, 2차 과목 기본서가 담긴 책가방 두 개를 짊어지고 생전 처음 와 본 곳을 헤맸던 것이죠. 길가에 자리한 대형서점들을 모두 한 번씩 들렀지만 다 나갔다고 하더군요. 그때 당시엔 그저 임종률 노동법의 인기에 고개를 끄덕일 뿐,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려니 한 뒤 피곤에 지친 육신을 이끌고 집에 돌아올 수밖에요. 그 다음 날엔 고시서점 사이트와 대형 인터넷 쇼핑몰을 모조리 뒤졌습니다. 마침 인터파크에서 이 기본서를 팔고 있더군요. 그런데 계좌이체가 잘 됐는지 확인차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이 책이 품절됐다며 돈을 돌려주겠다는 답변이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집 나간 자식을 찾는 어버이의 심정으로 대학가 고시서점을 직접 돌았지만 역시 헛수고였습니다. 출판사에 전화해보니 내년 봄 쯤에 새 판이 나온다고 합니다. 즉, 그때까지 출간 계획은 없다는 소리죠.
하지만 뜻이 있는 자에겐 길이 있다고 했던가요? 이렇게 진중한 표현을 제 경우에 빗대 죄송할 따름이지만, 정말 꿈을 그리면 이루어지더군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어기~ 구석에 처박힌 고시서점 사이트를 클릭하게 됐는데, 그 곳에 단 한 권이 남아 있었던 겁니다. 바로 사장님께 전화드려 예약을 한 뒤, 몸소 이 놈을 모셔왔습니다.
이 놈을 모셔 오며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이 사태의 원인을 말이죠. 북극성이 길을 일러 주더군요. "학원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로다." 저는 분명 선생님 강의 스타일과 교재, 이 두 가지 기준에 의해 동영상 강의를 선택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잣대에 따라 동강을 선택했을 테죠. 그런데 이게 웬일? 커피와 프리마가 모두 든 밀크커피 버튼을 눌렀는데, 달랑 커피에 물만 탄 밍숭밍숭한 블랙커피가 나오더라 이 말입니다. 바로 프리마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교재가 없으면 강의를 제대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선생님 강의 스타일이 아무리 탁월할 지라도 말입니다. 부러 교재가 품절됐는데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온라인에 덜렁 강의를 올려놓는 건 학원의 도덕적 해이에 가깝습니다. 좀 과한 표현인가요? 그럼 조금 다듬어 보죠. 강의를 신청한 학생에게 무턱대고 품절된 교재를 어떻해서든 구해보라고 하는 건,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교재 구하기가 어렵다면 학원에서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어야 합니다. 몇날 며칠 땅 판다고 돈 나오는 것도 아닌데, 피땀 흘려 번 돈을 동영상 강의에 투자했으면, 학원은 학생들에게 그에 값하는 도움을 줬어야 합니다.
바로 이런 거?
강의를 신청할 학생들의 수를 염두에 두고 미리 임종률 노동법을 구해 놓거나
혹은 아직까지 이 기본서를 판매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몇 군데 알아다 놓거나
아니면 품절된 교재가 다시 출간되기 전까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놓거나
이도저도 안 되면 교재를 바꾸던가
또 있습니까? 편법이 몇 가지 있지만 어차피 다 알고 계실 테니 따로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임종률 노동법이 품절돼, 고시서점 사이트와 대형 인터넷 쇼핑몰, 대학가 고시서점 등을 샅샅이 훑어도 이 책을 구하기 어려울 거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을 쌓아 놓고 파는 데를 아시는 분은 정보 좀 공유하도록 하죠(알라딘에서 11월 14일에 재입고 한다고 씌어있는데 신빙성이 없어 보이지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흑흑. 결국 이 말이 제일 하고 싶었네요.
# by | 2008/11/10 01:05 | 골방수험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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